인쇄/2005년 10월 25일

발행/ 2005년 10월 30일

펴낸곳/ 수필과 비평사

값 9000원

 

초둥학교에 다니던 어린 시절, 나는 언제나 반에서 1, 2등 하는 우등생이었다.

그러나 학예회가 돌아오면 늘 됫전으로 밀려났다.

목소리가 너무 쉬었기 때문이다.

맑고 고운 목소리로 노래 잘 부르는 아이들 앞에 서면 주눅부터 들었다.

이 가여운 우등생의 딱한사정을 아셨던지 한번은 담임 선생님께서 무언극에 출연시켜 주셨다.

늘 됫전으로만 밀려나던 나에게 있어서 그것은 정말가슴 뛰는감격이었다.

나는 지금도 어린 날의 그 무대가 눈에 선하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나는 그 동안 세상을 살아오면서 내 노래 한 마디 제대로 불러 보지 못했다.

생각하면 섭섭한 일이다.

그러나 내게 주어진 무언극만은 열심히 하며 살아왔다.

이것은 고마운 일이다.

내게 고마운 일이 있다는 것은 또한 고마운 일 아닌가?

   "범사(凡事)에 감사하라."

'무언극(無言劇)'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