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2006년 1월 2일

발행/2006년 1월 5일

펴낸이/ 서정환

펴낸곳/ 수필과 비평사

값 9000원

 

어느새 담 위까.지 오른 템클이 목을 길게 빼고 방향을 찾고 있

었다. 섣불리 손댈 계제가 아니어서 앞머리만 대강 잡아주었다.

노란 잎이 몇 개 눈에 띄기에 잎을 뒤집어보니 하얀 점들이 다닥 다닥하다.

즉각 살충제를 뿌렸다. 그러나 그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 격'이 되고 말았다.

시나브로 잎이 시들어서 그대로 말라버리는 줄 알았다.

그쪽으론 사물 고개도 돌리지 못했다.

치열하게 피고 지는 능소화를 새삼 감탄하다가 문득 거기에 눈길이 당았다.

저건?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다.

여린 넝쿨이 능소화나무를 감아 오르고 있지 않는가!

나는 맨발로 쫓아나갔다.

어쩌면 숨은 채, 저렇게 자양을 공급했구나!

몇 개의 꽃망울이 자랑스럽게 나를 굽어보며 웃었다.

가을엔 소중히 씨앗을 받아 두고 흙도 잘 뒤집어서 바래야지.

내년엔 기필코 향내까지 은은한 설치미술을 창조해 봐야지‥‥

                                    -저자 서문에서